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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CHURCH 개척

[LIGHT CHURCH 개척 3 ] 아.. 그때 괜히 은혜받았어 ㅜㅜ

by IsraelPark posted Apr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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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CHURCH 개척

 

아.. 그 때 괜히 은혜 받았어 ㅜㅜ

 

"그저 문을 열었을 뿐인데, 불의 기습을 당하다"

 

 

첫번째 부름받았던 교회를 사임하고, 엉망진창이 된 마음, 어찌할 바를 몰라 이리저리 떠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자책과 후회와 아쉬움과 한숨이 '방구들'을 거의 내려앉히려던 즈음에, 해밀턴에서, 타우랑가에서, 네이피어, 뉴플리머스, 왕가누이, 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손 내밀어 주신 분들이 계셨다.   
사람 하나를 살려내려면 온 마을을 부려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이 자리를 빌어 그 시절 ‘오다가 주웠다’면서 친절과 사랑을 건네준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그대들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나는 아직도 자책과 후회 그 어디쯤에서 표류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28)  
그 손길들은 분명 예수님의 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한 도시에서 설교 요청이 왔다. ‘쉬었다 가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내 속을 온통 헤집어도 전할 ‘하나님의 마음’을 찾기 어려웠지만, 용기내어 친구를 만나러 길을 떠났다. 교회는 어찌나 따뜻한던지... 성도들은 필자의 사정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부족한 설교를 귀 쫑긋 기울여 들어 주었고, 흔쾌히 집을 열어 귀한 음식을 대접해주었다.

 

그렇다. 그 날은 주일이었다.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으며 주일예배를 섬긴 후, 어디선가 두근두근 뜨거운 찬양소리가 들려왔다. 중고등부 예배였다. '어? 중고등부 예배가 이렇게 뜨겁다고? 내가 아는 중고등부는 대개 졸음을 억지로 삼키며 예배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집합소인데... ' 이끌리듯 다가가 조심스레 문을 열어보았다.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그때 그 문을 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엔 삼사십 명 남짓 중고등부 학생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청년부와 부모님으로 보이는 몇 명의 어머니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함께 예배하고 있었다. 감독하지 않고, 통제하지 않고, 그저 그 방에 있는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함께 예배하고 있었다.
  

그 예배가 너무 좋았다. '누구에게나 ‘인생예배’ 같은 순간들이 있지 않은가?' 필자도 몇 번의 인생예배가 있다. 대학생 시절 CCC 여름수련회 첫날 밤의 예배가 그랬고, 시드니에서 열렸던 힐송 컨퍼런스에서 *Hosanna*라는 찬양으로 드렸던 예배가 그랬고, 청년부 목사로 섬겼던 청년부 수련회의 예배가 그랬고, 그날의 중고등부 예배가 그랬다. 

 

CCC에선 천국 같은 예배를 

힐송 컨퍼런스에선 소망과 감격을 
청년부 수련회에선 회개의 밤이 깊었다.
그리고, 그날. 그 중고등부의 예배.
그 날은 '불'의 예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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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에 처음 불을 붙일 때는 작고 마른 나무가 필요하다. 하지만 불이 제대로 붙고 나면, 그때는 흠뻑 젖은 나무라도 상관없다. 뜨겁게 달궈진 난로 안에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엔 무엇을 집어넣어도 불은 그것들을 모두 삼키고 타오른다.
 

그날, 나와 아내는 같은 불을 보았다. 완전히 붙어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이었다. 무엇을 던져 넣어도 타오르는 불.
'이 예배를 오클랜드에 그대로 옮겨갈 수 없을까?'
냉담하고 지쳐버린 청소년들과 청년들.
세상에 흠뻑 젖어, 하나님의 좋은 것들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
'하지만 이 불꽃 안에 들어간다면, 그들도 다시타오를 수 있지 않을까?'

 

말할 수 없는 아픔과 안타까움이 나와 아내를 똑같이 덮쳐 눌렀고, 코너로 계속 밀어붙이시는 하나님의 압박(?)은 결국 우리의 입을 열어 위험한 2가지 기도를 드리게 만드시고야 말았다.

 

1. 이런 불을 오클랜드에 붙이는 데 제가 필요하시면, 순종하겠습니다.
2. 청소년과 청년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여호와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이사야 6:8)


그렇게 LIGHT CHURCH가 태어나게 되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부르심은 받았고, 심장의 불은 타오르고 있었으며, 때마침 한국에서 복음 개척 훈련의 초대장이 도착했다. '그래, 맞아. 하나님은 오클랜드에 교회를 개척하라고 나를 부르시고 계시는거야.'
모든 것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예배드릴 장소가 구해졌다. 음향장비가 후원되었고,  프로젝터와 스크린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도착한다. 함께 교회를 세워나갈 성도들도 찾아온다.
 

"그래 맞아. 그때 그 예배에서 들은 하나님의 음성은 진짜였어. 이제 사임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새로운 시작이야. 앞으로는 멋지고 아름답고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 라고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첫 번째 교회에서의 사임을 아득히 뛰어넘는 풍랑을 만나게 된다.
그 풍랑을 온 몸으로 맞으며. 문득 내뱉는 말

아.. 그 때 괜히 은혜받았어 ㅜㅜ


 

원처치 저자 박성훈 목사

profile

박성훈 목사는 CCC 간사로 사역하며 예배 사역자로 살다가, Bible College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었다. 2023년 LIGHT CHURCH를 개척하여 멋진 사람들과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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