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의 삶 (7)

 

배우고 확신하는 일에 거하는 삶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는 자리에 있어야 하고 배우는 자세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좀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교만이 찾아오고 배움을 놓치는 순간부터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필자는 44년의 인생 가운데 절반을 뉴질랜드에서 보내면서 정말 오랫동안 학교를 다녔습니다. 22년 전, 군대를 막 제대하고 유학생으로 왔을때는 1년 정도 영어만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여러 신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뉴질랜드에서 참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했지만 공부도 여러 곳에서 했습니다. 처음 성경공부를 했던 Fowey Lodge Bible school은 그야 말로 은혜의 학교였습니다. 20년 전 뉴질랜드에서 한참 농장을 떠돌며 일하는 중 1년 학비가 무료이면서 학생비자까지도 준다는 학교가 있다는 소식에 무작정 차를 몰고 찾아갔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아침, 저녁으로 성경말씀을 배웠던 시간은 지금도 그 학교 강당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은혜의 감격으로 내 모든 신경이 반응하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또한 저는 학교를 다닐 때마다 그냥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늘 항상 일도 함께 했기 때문에 하나의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공부했던 Master Institute 학교는 호주 부설학교였고 worldview 과정을 배웠습니다. 말씀만 배우던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철학과 신학을 배우면서 Essay 까지 써야 하는 과정이 저에게는 참 버거웠습니다. 특별히 뉴질랜드에서 첫 대학과정을 공부하면서 당시에는 밤새서 떡집 일까지 틈틈이 하다보니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었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한 이후에 곧바로 또 다른 학교를 찾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비자의 문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학생비자를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신학교를 찾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다녔던 학교는 Elim Church 의 부설 학교였던 Ministry training College (MTC) 였습니다. 두 번째 학교가 저에게 있어서는 너무 Academic 했기 때문에 저는 매일 수업을 하면서도 매일 아침 예배가 있었던 MTC 학교가 영성과 지성을 함께 키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단순히 학문적인 것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아침 예배인도를 했었고 나눔의 시간, 신학적인 문제를 가지고 토의하는 시간 등... 다양한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English Ministry 에 대한 비전을 늘 품게 되는 것은 그 때만의 영어권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은혜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학교를 마치고 난 이후에는 학문에 대한 공백이 꽤 길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결혼도 했고, 풀타임 사역자로 헌신을 했기 때문에 사역에 집중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주권의 문제가 해결 되지 않았던 시기라서 유학생 학비를 감당해 내기가 가장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뉴질랜드에서 생활한지 14년째 드디어 영주권을 받게 되었고 그 때 다시 공부 하게 되었던 학교가 바로 Carey Baptist College 였습니다. 약 3년간 저는 사역과 학업 그리고 일과 가정, 그 사이에 아들이 셋이나 태어났기 때문에 이 기간이 저에게 있어서는 하나님께서 나를 가장 단련시키고 성장 시켜 주시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Carey Baptist College에서의 공부는 이 전 세 곳에서의 학업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그 깊이와 넓이가 있었습니다. 차원이 다른 Essay 와 마지막 졸업 논문까지.. 그 때까지도 영어가 자유롭지 않는 저에게 있어서는 매일 밤 정말 머리를 쥐어 뜯어내며 책과 씨름을 해야만 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마음 한편으로는 영주권을 받아서 이렇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저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의 축복이라 여겼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종교비자로 영주권을 받았기 때문에 Student loan도 안 되었고 Allowances 도 받지 못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목돈이 없었기 때문에 매달 학교에 캐쉬로 학비를 내야만 했고 때론 그 한달 치 학비도 몇 달치를 밀리는 경우도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배우는 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목회자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디모데후서 1:5)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고 하는 순간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는 일이 시작됩니다. 특별히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디모데 역시 바울을 따라 다니기 전에 가정에서 먼저 어머니와 외조모로부터 말씀을 배웠습니다. 그랬던 디모데는 바울을 따라다니며 더 많은 것을 배웠고 후에 디모데가 에베소 교회를 목회하는 동안에 바울은 그런 디모데를 향해 목회지침을 보내는데 그것이 디모데 전, 후서입니다. 즉 디모데는 목회를 하는 중에도 바울로부터 계속적인 가르침을 받았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목회자의 삶은 언제나 배우고 확신하는 일에 거하는 인생입니다. 그래서 목사가 된 이후에도 학문의 길을 더 걷고 싶은 마음에 선택한 곳이 마지막 다섯 번째 타우랑가에 있는 Faith Bible college (FBC) 였습니다.

 

어쩌면 이 시기가 필자에게 있어서 가장 여유롭게 많은 일을 하지 않고 신학을 배우고 말씀에 집중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매일 오전 수업이 있어서 배움의 시간이 많았고 특별히 학생들과 함께 팀을 만들어 지역에 있는 여러 교회를 다니며 사역을 실습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학교에는 기숙사가 있어서 여러 민족의 학생들이 머물러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이와 상관없이 학생들이 함께 하나가 되어 예배하고 각 나라의 언어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또 서로에게도 끊임없이 배워가는 놀라운 시간들이었습니다. 

 

(디모데후서 3:14)

그러나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너는 네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을 알며

 

바울이 디모데에게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고 하는 권면은 오늘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 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는 자리에 있어야 하며 배우는 자세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좀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교만이 찾아오고 배움을 놓치는 순간부터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배우는 일에 게으르지 아니하고 늘 겸손한 자세로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는 성도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