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플교회

 

성경 석의하기(9)

 

속죄제, 구속의 은혜를 위한 하나님의 방법(레 4:2~5:13을 중심으로)

 

"누구든지 여호와의 금령 중 하나라도 범하였으면"

 

 

 『레위기 4장 1절 ~ 5장 13절을 중심으로 속죄제의 규정 구조』

 

Ⅰ. 대전제 : “누구든지 여호와의 금령 중 하나라도 그릇 범하였으면”  4:2b

Ⅱ. 속죄제에 대한 규정  4:3-5:13

     1. 수소로 드리는 속죄제의 예식  4:3-21

         (1) 제사장이 잘못을 범할 경우  4:3-12

         (2) 온 회중이 잘못을 범할 경우  4:13-21

     2. 염소, 어린 암양으로 드리는 속죄제의 예식  4:22-5:13

         (1) 부주의하여 저지른 잘못이 있을 경우  4:22-35

              a 족장이 잘못을 저지를 경우  4:22-26

              b 백성 중 하나가 잘못을 저지를 경우  4:27-35

         (2) 태만하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1-13

              a 일반적인 경우  5:1-6

              b 가난한 경우  5:7-13

                 ⅰ 산비둘기로 대체하는 속죄제  5:7-10

                 ⅱ 고운 가루로 대체하는 속죄제  5:11-13

 

위 본문 구조에서 속죄제의 규정을 살펴보면, 레위기 4:2b-5:13은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속죄제를 언제 드려야 하는 가와 관련된 대전제를 설명하는 구절이다(레 4:2b). 둘째는 속죄에 대한 자세한 규정이다(레 4:3-5:13). 그리고 속죄제에 대한 규정은 다시 제물이 무엇인지 여부에 따라서 나뉜다.

 

대전제에서 알 수 있는 바 속죄제의 규정은 모세에 의해 창안된 규례가 아닌, 전적으로 하나님의 계시에 따른 규례임을 명확하게 밝힌다(레 4:1). 그러면서 이 속죄제는 희생 제사들 가운데서 주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죄에 대한 화목이 없이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어떤 교제도 있을 수 없다. 때문에 구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즉 하나님과 화목하기 위해서는 속죄제라는 구제책에 반드시 근거해야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속죄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 사역에 의해 완성된다.

 

대전제를 통해 알 수 있는 또 다른 한가지는 “누구든지”이다. 신분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여호와의 규례와 율례를 범한 자는 ‘누구든지’ 속죄제를 드림으로 죄 사함을 받아야 한다. 제사장, 이스라엘 회중, 족장, 일반 백성으로 구분했지만, 사실상 누구든지 죄의 결과를 돌이키기 위해서는 속죄제가 필요하다.

 

속죄제의 예식 속에서 특수한 한 가지는 “피를 다루는 의식(4:6)”이 중심되었다. 이는 속죄제의 성격이 죄 사함을 상징하는 ‘피 뿌리는 의식’으로 제사장이 그릇에 모아 담은 피 중에서 얼마간을 제사장이 손가락으로 찍어 일곱 번을 “여호와 앞에서” 뿌리는 데 이것은 성스러운 영역에다 피의 일부를 성식의 일곱 숫자에 따라 뿌림으로써 피가 신성하게 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뿐만 아니라, 피를 뿌림으로 이제 죄는 감추어지고 더 이상 하나님께서는 기억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러한 행위는 장차 십자가 갈보리 언덕 위에서 보혈을 흘려 죄인의 구원을 온전히 성취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예표하고 있다.

 

속죄제에 피를 뿌리면, “그것으로 회중을 위하여 속죄한 즉 그들이 사함을 받으리라”(4:20). 여기서 ‘속죄하다’를 지칭하는(בפד) '덮다‘, ’가리다‘ 뜻이다. 따라서 ’속죄‘란 희생의 피를 뿌려 하나님의 진노를 덮어 가리우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는 그들이 사함을 받는 것이다. 여기 ’사하다‘의 이 말은 보통 “씻다, 물을 뿌리다”를 의미하는 동사에서 파생 되어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즉 물을 가지고 깨끗이 씻어준다는 뜻이 확장되어 하나님의 용서와 속죄 받음을 의미한다.

 

짐승의 피를 뿌리고, 이후 제사장은 짐승에 나온 모든 기름을 화목제 희생의 기름을 취한 것 같이 떼어 내 불사른다(4:31). 즉 희생 제물의 부위를 취하여 여호와의 몫으로 구분되어 번제단 위에서 여호와께 불살라 바쳐져야 했다. 그것이 여호와께 향기롭게 한다(4:31b). 향기롭다는(ויחח) 쉬다(rest), 안정되다(settle down), 고요하다(be quiet)란 뜻을 가진 동사에서 파생된 말이다. 그러므로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된다는 말은, 여호와께서 희생 제물을 열납하신 후 우리의 진노를 푸시고, 평안한 휴식의 상태로 들어가신다는 말이다. 여기서 여호와께서 죄의 대가로 ‘생명’(피)을 취하셨기 때문이다.

 

만일 그의 힘이 어린 양을 바치는데 미치지 못하면(레 5:7) 즉 가난한 백성의 경우를 직접 언급하셨다. 여기 힘(וי)는 본래 ‘손’(hand)이란 뜻으로 볼 수 있다. 손은 종종 능력이나 그의 사는 형편을 의미한다(창 49:24, 출 3:19, 민 35:25). 가난한 백성이 속죄함을 받기 원하되, 그가 양을 제물로 드릴만한 능력이 없다면 산비둘기, 집비둘기 새끼로 드릴 수 있다. 당시 비둘기의 제물은 이스라엘 백성이면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물이다. 가난한 자를 구제하신 하나님의 배려는 두 가지다. 첫째, 빈부귀천 없이 누구나 반드시 자신의 죄와 허물을 사함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고, 둘째로 속죄제의 중요한 것은 제물의 종류나 가치보다, 자신의 허물을 깨닫는 마음과 더불어 희생 제물의 피를 드림에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각각 두 마리로 하나는 속죄 제물 삼고, 하나는 번죄물로 삼는다(레 5:7b). 이는 곧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헌신의 상징인 번제가 속죄제 다음으로 드려진 이유는 속죄제를 통해 죄 사함 받음으로 하나님과의 정상적인 관계과 회복되지 않고는 다른 어떤 제사도 열납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죄 사함이 하나님을 향한 헌신의 전제 요건이고, 나아가 죄 사함 받은 자는 헌신의 단계로까지 나아가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두 가지 결론에 이른다. 첫째, 구약의 속죄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제사를 대망하게 한다. 이스라엘을 향한 제사의 주된 관점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다. 희생 제사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먼저 회복케 하셨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속죄 제사의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재앙을 입고 멸망에 이르렀기 때문에 속죄함을 얻기 위한 바람은 당연한 일이다(히 10:1-4). 따라서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제사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대망하게 하신 것이다.

 

둘째, 구약 제사의 구속사적인 의미는 피 흘림에 있다. 피 흘림 없이는 죄 사함이 없다(히 9:22).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의 피는 우리 죄인들의 허물과 죄를 해결해 주시는 생명의 피다. 구약의 제사가 피의 제사였다는 사실은 피 흘림으로 구속이 이루어짐을 예표한다. 바울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엡 1:7)라고 고백한다. 때문에 피는 생명을 상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구약의 제사는 피 비린내 나는 단순한 피의 제사가 아닌, 생명을 상징하는 피 흘림을 통하여 속죄함을 받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예배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드려지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 하나님과 화목한 관계로 나아갈 길은 없다. 예배를 통해 감사와 감격의 예배가 진정으로 하나님이 기뻐하는 산 제사로 드리기를 소망한다.